2014. 9. 4. 16:43
[생각]
한동안 뜸 하다가 또 요새 종종 지나가는 구간, 뚝섬 유원지와 청담구간이다. 이 곳은 교량 위로 전동차가 지나간다. 별 다를 바 없는 풍경을 보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햇살과 하늘과 한강을 보는 건 7호선을 타는 것에 있어서 소소한 특별함이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보이는 풍경을 통해서 이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새삼 느끼곤 한다. 줄지어 서 있는 마천루들과 건물들을 보면 한강의 기적이 떠오르기도 하고 날씨에 따라, 들려오는 소식들에 따라 도시의 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이 풍경 속에 보이기도 한다. 넓은 또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 그 속에서 나는 한 개인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 짧은 풍경이 어두운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 찾아오는 감정의 변화란 조금 가파르다. 다시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전동차의 바퀴 소리만 규칙적으로 들려온다. 때론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크지만 적막하다. 물과 바람과 햇살과 멀어졌을 뿐인데 유채색이 무채색된 듯 모든 게 밍밍하고 차분해진다. 편리하지만 비인간적이라는 건가. 다음 역에서 보는 형광등 불빛은 왜인지 모르게 우울하다. 나는 어서 내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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