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38)
인문 (0)
IT (21)
생각 (6)
자료 (5)
기독교 (0)
맛집 (6)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4. 9. 4. 16:43


한동안 뜸 하다가 또 요새 종종 지나가는 구간, 뚝섬 유원지와 청담구간이다. 이 곳은 교량 위로 전동차가 지나간다. 별 다를 바 없는 풍경을 보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햇살과 하늘과 한강을 보는 건 7호선을 타는 것에 있어서 소소한 특별함이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보이는 풍경을 통해서 이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새삼 느끼곤 한다. 줄지어 서 있는 마천루들과 건물들을 보면 한강의 기적이 떠오르기도 하고 날씨에 따라, 들려오는 소식들에 따라 도시의 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이 풍경 속에 보이기도 한다. 넓은 또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 그 속에서 나는 한 개인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 짧은 풍경이 어두운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 찾아오는 감정의 변화란 조금 가파르다. 다시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전동차의 바퀴 소리만 규칙적으로 들려온다. 때론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크지만 적막하다. 물과 바람과 햇살과 멀어졌을 뿐인데 유채색이 무채색된 듯 모든 게 밍밍하고 차분해진다. 편리하지만 비인간적이라는 건가. 다음 역에서 보는 형광등 불빛은 왜인지 모르게 우울하다. 나는 어서 내리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