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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17. 11:24



     이건 최고급 와규로 만든 빅맥같은 영화다. 최고의 재료로 만든 그저 그런 단품요리. 이 영화의 장점부터 살펴자보면, 최민식씨의 인터뷰에서도 그랬듯이 현실 속의 이순신, 인간 이순신을 그려내고자 하는 시도는 좋았다. 어쩌면 과장없고 조금은 밋밋하다 싶을 정도의 연기가 오히려 연극스타일의 강조된 캐릭터를 넘어 인간 이순신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의 이순신이 우리의 생각 속 성웅 이순신 연기의 완전판(물론 그당시 칼의 노래의 영향으로 인간적 고뇌 등의 모습을 좀 보여 줬지만)이었다면 명량의 이순신은 한낱 인간 이순신으로 가슴을 파고들었다. 전우를 잃은 상실감, 생존자로서 죽어간 이들에 대한 미안함, 거북선이 불탈때의 허탈감, 풍전등화의 국운을 두고 모두가 두려움과 절망을 느낄때 리더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고뇌, 그럼에도 영웅으로서 모두가 기대할 법한 확신에 차 있는 모습 보다는 그저 믿는 바 대로 해야 할 바 대로 묵묵히 걸음을 떼는 모습들이 모여 함께하니 좋고 먹을 수 있어 좋다는 인간 이순신으로 다가왔다. 참 신선했다. 그리고 이 인간 이순신의 캐릭터는 중반부까지의 절대 절망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마음에 스며들었고 이 영화의 개인적인 하이라이트 부분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대사와 함께 대장선이 왜선 4척의 포위공격으로부터 영거리사격으로 탈출하면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순간까지 이어지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준다. 특히 이 대장선 탈출 장면은 이순신이 왜 전쟁의 신이라 불리웠는지를 보여주는데 전쟁에서 피아를 막론하고 군의 감정선과 사기(morale)의 흐름을 통찰하고 판도를 읽고 적시에 바꾸는 능력은 정말이지 미친 능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이게 다다. 후반부는 뭐 이리 분잡스러운지..풀샷이라도 좀 더 잡아줬으면 전술에 대한 이해라도 쉬웠을텐데..류승룡은 왜 삽질한 건지..조진웅은 왜 지원을 가지않은건지..그리고 조진웅은 군도 캐릭터의 잔상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일본어 하는 것도 왜케 가짜 같은지..또 막무가내의 백성 예찬 등..너무 자잘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큰 흐름에 연관없이 나오다보니 플롯의 힘이 약해져 별로였다. 마무리는 거북선 못내보낸게 아쉬워서 그런가..개인적으로는 노량으로 진군하는 걸 생각했는데..진중권교수의 말처럼 졸작까지는 아니다. 물론 이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만든게 졸작급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통 명작영화, 재밌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가 8점대라면 최민식의 이순신과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에 힘입어 7.0정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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